제 6장 용언과 그 쓰임 - 6.3 보조용언 [우리말 문법론]
- 우리말 문법론
- 2022. 9. 30.
6.3 보조용언(계속)
보조용언의 특징과 종류(계속)
(5) 가. 어머니가 바구니를 들고 가셨다.
나. 어머니가 바구니를 들었다.
다. 어머니가 가셨다.
(5가)는 '들다'와 '가다'가 연결어미 '-고'에 의해 연결된 구성이다. '-어/아'에 의해 연결된 것이 아니므로 '가다'를 보조용언으로 볼 수 없다. (5다)가 성립하는 것을 보아도 '가다'가 보조용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5가)는 (5나, 다)가 합쳐진 문장인 것이다.
보조용언은 문장에서 자립적으로 쓰여 서술어의 기능을 하는 본용언에 상대되는 용어이다. 보조용언은 자립성이 결여되어 있거나 거의 희박하고 의미에 있어서도 어휘적이기보다는 문법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의존명사와 함께 준자립 형식으로 다루고 있다. 보조용언은 본용언에 문법적인 기능을 더해 준다는 점에서 영어의 조동사와 매우 유사하다.
보조용언은 보조동사와 보조 형용사로 나눌 수 있다. 보조동사와 보조형용사 각각은 의미 기능에 따라 다시 '진행', '완료', '피동', '당위'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세분할 수 있다. 국어의 보조용언을 먼저 보조동사와 보조형용사로 나누고 이를 의미 기능에 따라 세분해 보기로 하자.
보조동사
보조동사는 보조 형용사에 비해 종류가 많으며 더 다양한 문법적인 기능을 가지고 있다. 보조동사의 의미는 대체로 우리말의 문법 범주들과 관련지을 수 있다. 보조동사는 크게 보면 시제나 동작상과 관련된 것, 사동이나 피동과 관련된 것, 부정과 관련된 것, 양태와 관련된 것 등 문법 범주들과 관련해서 의미를 기준으로 나눌 수 있다.
먼저 시제나 동작상과 관련된 보조동사를 살펴보기로 하자.
(6) 완료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가. (-고) 나다, 예 : 음악을 듣고 나서 책을 읽었다.
나. (-어/아) 내다, 예 : 아버지의 허락을 얻어 내었다.
다. (-어/아) 버리다, 예 : 나는 사과 세 개를 다 먹어 버렸다.
(7) 진행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가. (-어/아) 가다, 예 : 이제 일이 다 끝나 간다.
나. (-어/아) 오다, 예 : 점점 날이 밝아 온다.
다. (-고) 있다/계시다, 예 : 그는 편지를 쓰고 있다. / 그분은 편지를 쓰고 계신다.
(8) 보유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가. (-어/아) 두다, 예 : 책을 서가에 꽂아 두었다.
나. (-어/아) 놓다, 예 : 책을 책상 위에 얹어 놓았다.
다. (-어/아) 가지다, 예 : 그 책을 읽어 가지고 오세요.
(9) 시행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가. (-어/아) 보다, 예 : 새 옷을 입어 보았다.
(6) ~ (9)의 보조동사들은 대체로 시제나 동작상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6)은 '완료'의 의미로, (7)은 '진행'의 의미로 파악된다. (8)의 보조동사들은 '보유'의 의미를 갖고 있지만 이는 동작상의 관점에서 보면 '완료'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9) 보조동사의 의미들은 '시행'의 의미를 가지고 있지만 동작상의 관점에서 보면 '반복'의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다음으로 사동이나 피동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를 살펴보기로 하자.
(10) 사동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가. (-게) 하다, 예 : 엄마가 아이에게 옷을 입게 하였다.
나. (-게) 만들다, 예 : 그 일이 잘 되게 만들었다.
(11) 피동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가. (-어/아)지다, 예 : 이 펜은 글씨가 잘 써진다.
나. (-게) 되다, 예 : 나는 부모님을 따라 미국으로 가게 되었다.
(10)은 보조동사들은 '사동'의 의미를, (11)의 보조동사들은 '피동'의 의미를 갖는 것들이다. 보조동사들은 대체로 본용언과 띄어 쓰지만 '-어지다'의 경우 붙여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어에서는 '부정'이 보조동사의 도움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12) 부정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가. (-지) 아니하다(않다), 예 : 나는 더 이상 울지 아니한다.
나. (-지) 못하다, 예 : 나는 그 일을 끝내지 못했다.
다. (-지) 말다, 예 : 떠나지 말고 여기 남아라.
(12)의 보조동사들은 '부정'을 나타내는 것들이다. (12가)의 '-지 아니하다'는 '의도부정', (12나)의 '-지 못하다'는 '능력부정'을 나타낸다. (12다)의 '-지 말다'는 -'지 않다'와는 상보적으로 분포되어 있는데 주로 명령문과 청유문을 부정문으로 만드는 기능을 한다.
다음에 제시된 보조동사들은 양태와 관련되는 것들이다.
(13) 당위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어/아야) 한다, 예 : 이 약을 하루에 한 알씩 먹어야 한다.
(14) 짐작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어/아) 보이다, 예 : 그는 건강해 보인다.
(15) 시인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기는) 하다, 예 : 그녀를 만나기는 했다.
(16) 강세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어/아) 대다, 예 : 그는 나를 놀려 대곤 했다.
(13)의 보조동사는 '당위', (14)의 보조동사는 '짐작', (15)의 보조동사는 '시인', (16)의 보조동사는 '강세'의 의미를 갖는다. (13) ~ (16)의 보조동사들은 대체로 명제에 대한 화자의 태도와 관련되는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넓게 보면 양태와 관련된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마지막으로 '봉사'의 의미를 갖는 보조용언을 살펴보기로 하자.
(17) 봉사의 의미를 갖는 보조동사
(-어/아) 주다/드리다, 예 : 아이를 위해 바람개비를 만들어 주었다. / 할머님을 위해 밥을 지어 드렸다.
(17)의 '(-어) 주다/드리다'는 '봉사'의 의미를 갖는 것으로 국어의 특정 문법 범주와 관련시키기는 어렵다. 굳이 연결시키자면 상대에 대한 배려가 나타난다는 점에서 공대법 범주와 관련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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