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장 용언과 그 쓰임 - 6.1 동사 [우리말 문법론]
- 우리말 문법론
- 2022. 9. 30.
6.1 동사(계속)
자동사, 타동사
자동사는 '제움직씨'라고도 하는데 움직임이 주어에만 미치는 동사이다. 따라서 (1나)의 '솟는다'처럼 목적어를 가지지 않는다. 자동사 중에는 원래 자동사였던 것과 타동사가 자동사로 변한 것이 있다.
(3) 가. 앉다, 서다, 돌다, 남다, 웃다, 울다, 눕다, 가다
나. 보이다, 먹히다, 쫓기다, 꽂히다
(3가)는 원래부터 자동사이고 (3나)는 타동사 '보다, 먹다, 쫓다, 꽂다'에서 피동사 형성의 접미사가 붙어 피동사가 된 것이다. 피동사는 모두 자동사이다. 자동사 중에서 보어나 부사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다.
(4) 가. 물이 얼음이 되었다.
나. 나도 그 회의에 참석하였다.
다. 아이들이 너무 시끄럽게 굴었습니다.
(4가)의 '되다'는 자동사이지만 주어 명사구인 '물' 밖에도 '얼음'이라는 명사구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이런 동사를 불완전 자동사라고 한다. 현행 학교 문법에서는 '되다'를 보충하는 명사구를 보어로 보기로 하였기 때문에 '되다'를 불완전 자동사로 처리하였다. (4나, 다)의 '참석하다', '굴다'도 '회의에'나 '시끄럽게'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는 점에서 불완전 자동사에 넣을 수 있다.
타동사는 '남움직씨'라고도 하는데 움직임이 주어 이외에 목적어에도 미치는 동사이다. 따라서 반드시 목적어를 갖는다. 타동사 중에는 원래 타동사였던 것과 자동사가 타동사로 변한 것이 있다.
(5) 가. 막다, 밟다, 깎다, 넣다, 주다
나. 앉히다, 눕히다, 남기다, 세우다, 웃기다, 울리다
(5가)는 원래부터 타동사이고 (5나)는 자동사 '앉다, 눕다, 남다, 서다, 웃다, 울다'에 사동사 형성의 접미사가 붙어 사동사가 된 것이다. 사동사는 모두 타동사이다. 타동사 중에서 목적어 이외에도 부사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하는 것이 있다.
(6) 가. 나는 그를 친구로 삼았다.
나. 철수가 영희에게 선물을 주었다.
다. 이 편지를 우체통에 넣어라
(6가)의 '삼다'는 주어 명사구인 '나' 이외에도 목적어 명사구인 '그'를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친구'라는 부사어를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6나)의 '주다'와 (6다)의 '넣다'도 주어나 목적어 명사구 밖에 부사어 명사구 '영희'와 '우체통'을 필수적으로 요구한다. 그리하여 불완전 자동사와 마찬가지로 불완전 타동사를 따로 분류하기도 한다. 한편 동사 중에는 자동사와 타동사로 공용되는 것도 있다.
(7) 가. 아기가 눈물이 그쳤다.
나. 어머니가 아기의 눈물을 그쳤다.
'그쳤다'가 (7가)에서는 목적어 명사구를 가지고 있지 않으므로 자동사로 쓰인 것이다. 이에 반해 (7나)에서는 '눈물'이라는 목적어 명사구를 가지고 있으므로 타동사로 쓰인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동사가 형태 변화 없이 자동사와 타동사로 쓰일 때 이들을 능격동사라 부른다. 이런 유형의 동사에는 '움직이다, 멈추다, 다치다, 휘다' 등이 있다.
6.2 형용사
형용사의 특징과 종류
형용사는 사물의 성질이나 상태를 표시하는 품사이다.
(1) 가. 하늘이 매우 높다.
나. 나는 지금 매우 슬프다.
(2) 가. 저 건물의 높이는 얼마냐?
나. 아무도 타인의 슬픔을 달랠 수 없다.
(1가)의 '높다'는 이 문장의 주어 명사구인 '하늘'의 속성을 표시하고 (1나)의 '슬프다'는 주어 명사구 '나'의 '심리적인 상태'를 표시한다. 동사가 주어 명사구의 움직임을 과정적/동태적으로 표시하는 것이라면 형용사는 주어 명사구의 성질이나 상태를 상태적/정지적으로 표시한다. 성질이나 상태를 표시한다고 해서 모두 형용사는 아닌다. (2) '높이'와 '슬픔'은 (1)의 '높다'나 '슬프다'와 의미에 있어 큰 차이가 없고 선행 명사구의 성질이나 상태를 표시하고 있지만 이를 상태화하여 서술하지 않고 하나의 대상으로 파악하고 있으므로 형용사가 아니다. 결국 형용사는 주어 명사구의 속성을 상태화하여 서술하는 품사임을 알 수 있다.
주어 명사구의 속성을 상태화하여 서술하는 의미상의 특성은 기능 면에서도 드러난다. 그리하여 형용사 검증의 틀로 흔히 사용되는 것이 '무엇이 어떠하다'의 '어떠하다'의 자리를 채울 수 있느냐의 것이다. (1가, 나)의 '높다'와 '슬프다'는 이 틀에 맞으므로 기능상으로도 형용사의 요건을 충족시킨다.
형용사는 다양하게 나눌 수 있다. 동사 분류에서도 그러했듯이 형태상의 기준에 의해 규칙 형용사와 불규칙 형용사로 나눌 수 있고, 문장에서 자립성을 가지고 서술어로 쓰이느냐의 여부와 관련한 기능상의 기준에 의해 본용언과 보조용언으로 나눌 수 있다. 보조용언으로 쓰이는 형용사를 보조 형용사라 한다. 형용사는 대상의 속성이나 상태를 나타내는 성상형용사와, 앞에 나온 성상형용사를 가리키는 지시형용사로 나누기도 한다.
(3) 가. 아름답다, 착하다, 푸르다, 빠르다
나. 이러하다, 그러하다, 저러하다, 어떠하다, 아무러하다
(3가)는 성상형용사, (3나)는 지시형용사이다. 그밖에도 통사/의미적인 특성에 따라 형용사를 심리형용사, 감각형용사, 판단형용사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이곳에서는 주로 형태적인 특성을 중심으로 논의하되 규칙형용사와 불규칙형용사, 주관성 형용사와 객관성 형용사, 자립적으로 쓰이는 형용사와 보조형용사 등에 대해 간략하게 언급하는 것으로 형용사에 대한 논의를 한정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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