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통사적 특징(계속) 다섯째, 우리말은 공대법이 발달되어 있다. (5) 가.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신다. 나. 아버지가 밖으로 나가십니다. (5가)는 화자인 아들이 주어 명사구인 아버지를 높일 때 그것에 일치하여 선어말어미 '(으)시-'를 붙였다. 그리고 나가신다라는 말은 상대방이 주어 명사구보다 지위가 낮을 때 선택되는 해라체의 평서형이다. (5나)는 반대로 상대방의 지위가 화자보다 높을 때 선택되는 합쇼체의 평서형이다. 공대법은 우리말과 같은 교착어이며 동시에 SOV 언어인 일본어에도 발달되어 있다. 여섯째, 우리말은 주어 명사구는 물론 목적어 명사구가 한 문장 안에 동시에 출현하는 일이 많다. (6) 가. 토끼는 앞발이 짧다. 나. 영수는 볼펜을 모나미를 샀다. (6가)는 서술절 앞발이 짧다가 ..
2.1 형태적 특징(계속) 둘째, 우리말에는 조사와 어미가 풍부하다. 우리말에는 체언에 붙는 조사와 용언의 어간에 붙는 어미가 풍부하다. 대부분의 문법적 관계는 조사와 어미에 의하여 표시된다. 체언의 뒤에 조사와 같은 것이 붙는 언어를 후치사적 언어 또는 핵 뒤 언어라 부르기도 한다. 이는 전치사적 언어인 영어 등의 인도유럽어와 대칭을 이루고 있다. 조사 가운데는 보조사라는 것이 있어서 미묘한 의미 차이를 표시하는 데 잘 이용된다. 특히 연결어미는 문장과 문장을 잇거나 동사를 이어 주어, 문장의 구조를 역동적으로 구성해 나간다. 이러한 현사은 알타이어 문법에 편재하여 있는 부동사와 공통성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조사와 어미는 앞의 1장 (2)에서 본 바와 같이 선행어의 음성적 성질에 따라 형태의 교체가 ..
1.2 문법의 영역과 연구방법(계속) 이제 구체적인 예문을 가지고 형태론과 통사론의 영역과 접면 문제를 검토하여 보기로 한다. (1)은 어근에 접사가 붙거나 어근끼리 합하여 새로운 단어를 만든 예이다. (1)가. 어머니는 바느질을 하고 계셨다. 나. 남의 논밭에 함부로 들어가서는 안 된다. (1가)의 바느질은 명사 어근 바늘에 접미사 -질이 붙어서 바늘로 옷을 짓거나 꾸미는 행위라는 새로운 단어가 형성되었다. 그러는 과정에서 바늘의 끝 자음이 탈락되었다. (1나)의 논밭은 논과 밭이라는 두 명사 어근이 결합하여 논밭이라는 새로운 단어가 형성되었다. 접사가 붙거나 단어가 합쳐져도 단어 이상의 경계를 넘어서지 않는다. 전형적인 형태론이란 (1)과 같이 단어의 형성에 얽힌 문제를 구명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1.1 문법이란 무엇인가 (계속) 박승빈은 우리말을 잘 구사하는 사람은 어떤 표현이 문법적으로 맞고 틀렸는가를 판정하는 직판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다. 이곳의 직판은 현대 문법 연구에서 흔히 사용하는 직관과 같은 뜻이다. 그리고 언어학적 분석과 설명은 전문가의 소관이라고 하여 우리나라 사람이 우리말에 대하여 지니고 있는 직관과 구별하였다. 이희승은 흰 구름이 둥둥 떠가오를 흰 둥둥 구름이 떠가오와 같이 단어의 순서를 함부로 뒤섞어 놓으면 자연스럽지 못한 관계를 맺게 되어 무슨 생각을 나타냈는지 알 수 없다고 하였다.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것은 문법을 지키지 않았다는 뜻이며 이는 흔히 비문법적 문장이라 부른다. 다음 예도 성격이 비슷하다 (5)가. 이곳에 앉지 않아라 나. 이곳에 앉지 마라 (5가)가 비문법적..
1.1 문법이란 무엇인가 문법이란 무엇인가. 한마디로 말하여 문법이란 문장을 형성하는 규칙이다. 우리는 중학교나 고등학교 과정에서 우리말 문법이나 외국어 문법을 학습하고 이에 대한 교과서를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도 문법이란 말을 사용한다. 이때의 문법은 문법 과목이나 문법책을 뜻한다. 문법을 연구하는 우리말 연구의 한 분야를 문법론 또는 문법학이라고 말하거니와 이 경우에도 문법이라고 부르는 일이 많다. 그리고 범위를 넓히면 언어 현상에 내재해 있는 일정한 질서를 가리키는 경우에도 사용할 수 있다. 우리의 학교 문법이 현재 이러한 틀을 지향하고 있다. 한 언어의 문법을 설명하는 데는 규범문법적 태도와 기술 문법적 태도를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범 문법은 말이나 글을 어떻게 써야 하고 어떻게 쓰면 ..